[최종현 칼럼] “골목이 살아야 마을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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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터넷신문
기사입력 2016-08-01 [01:10]

▲ 최종현회장
2013년 수원은 세계 최초로 차 없는 거리를 실행했다. 한 달 동안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행궁동 차 없는 거리를 찾았으며 당시 이 행사와 부수적으로 수원의 각 마을에서는 골목길을 단장하기 시작했다. 바로 ‘벽화골목’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을 한 것이다. 이 벽화골목 조성은 수원을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2013년 차 없는 거리 행사를 벌일 때쯤 난 수원의 골목길을 걷는 일을 즐겨했다. 낡고 음습한 골목이 산뜻하게 단장을 하고 어둡던 골목길은 환하게 불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벌써 3년이 흘렀다. 그동안 수원에는 많은 골목들이 벽화로 새 옷을 갈아입었고 사람들은 그 길을 걷는 것을 즐겨했다.

 

벽화골목은 수원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은 아니다. 처음에는 벽화골목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들었고, 각 지자체에서도 수원의 벽화골목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그러나 현실은 늘 순탄치만은 않다. 그렇게 찾아들던 사람들이 발길을 돌려버린 것이다. 한 마디로 정체성이 없는 지역과 무관한 벽화, 그리고 딴 곳에 비해 잘 꾸며지지 않은 그저 그렇고 그런 벽화에 식상을 했다는 것이다.

 

2013년 처음 벽화를 그린 골목길을 걸을 때 수원의 벽화이야기를 엮어보자고 생각을 하고 여기저기 벽화가 그려진 마을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벽화가 그려진 골목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동네의 상태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주말이면 카메라를 둘러 맨 관광객들이 벽화골목을 누비고 다녔고, 수많은 블로거들이 수원을 찾아 벽화골목에 대한 글을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던 수원의 벽화골목이 왜 사람들의 눈길 밖으로 밀려난 것일까? 한 마디로 ‘재미없다’고 한다. 전국에 수많은 벽화골목들이 서로 앞 다투어 치장을 하고 있는 판국에 수원의 벽화는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저 몇 사람의 작가에 의해서 그려진 벽화가, 동네를 소개하는 것도 아니고 흡사 작가 자신의 작품골목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식상한다고 한다. 많은 곳에서 벽화로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판국에 동떨어진 사고를 지닌 작가들의 벽화골목 생성으로 인해 점점 사람들에게서 멀어지고 이제는 “수원 벽화는 그저 그래”라는 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 그나마 아직도 사람들이 찾아드는 곳이 바로 생태교통마을인 행궁동 일원이다. 이곳은 벽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나름 벽화와 연관된 축제를 열고, 마을의 골목들이 서서히 변화를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벽화는 달라져야 한다. 그리고 날마다 변화해야 한다. 판박이 같은 그림을 아무리 많이 그려도 사람들에게 감흥을 줄 수 없다. 벽화를 보기 위해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신선하고 파격적인 것을 원한다. 그리고 그 마을의 이야기를 벽화를 꾸민 것을 원하고 있다.

 

2013년에 시작한 골목길 이야기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3년 동안 골목도 변하고 벽화도 변했다. 그런데 그 벽화길 이야기를 고쳐야 할까 그냥 자료로 놓아두어야할까? 급격히 변하고 있는 수원의 당시 모습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그저 조그마한 책자로 내 놓은 후에 기회를 보아 변화된 골목을 소개하고 싶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최근 수원의 벽화골목을 돌아보면서 내가 느낀 것은 “골목이 살아야 마을이 산다”는 평범한 진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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