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미정 시인 <손톱의 낮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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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터넷신문
기사입력 2020-05-11 [15:59]

손톱의 낮잠

 

김미정

 

손가락 끝에도 길이 있을까

 

손톱이 길어졌다

 

기억나지 않던 기억이 살아났다

새벽이 오기 전에 깨어나는 새의 심장처럼

손금이 요동친다

 

제때 깍지 못한 손톱

어제 자라 난 길이보다 오늘 자라는 길이가

더 긴 사연을 찾아

내일을 자극한다

 

내 속에서 걸어 나온 손톱이

내 것이 아니라는 표정으로 떠 있는

낮달

 

물컹했던 통증의 내부

그때마다 만나는 눈물의 염도

길보다 더 길게 자라나 하늘을 단단하게 포장하는 시간

 

손가락 끝에서 심장이 뛴다

천천히 당신이 보인다.

 

 

김미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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