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무 어쩌다가 ‘개비자’가 되었지?

융건릉 재실 안에 자라는 수령 220년이 지난 개비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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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성 기자
기사입력 2012-11-11 [15:02]

경기도 화성시 효행로 481번길 21(안녕동)에는 사적 제206호인 융능과 건능이 자리한다. 문화재의 공식 명칭은 ‘화성 융능과 건능’이다. 융능은 사도세자와 혜경궁홍씨(후에 의황제와 의황후로 책봉되었다)의 능이고, 건능은 정조와 효의왕후의 능이다.

 

 

11월 10일(토), 수원시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인 ‘도란도란 수원e야기’의 블로거들과 함께 융건능을 찾았다. 미디어 다음에서 주관하는 블로거 팸투어로 찾아간 융건능. 아마도 십 수 년 전 이곳을 들린 후에 꽤나 오랜만에 찾아온 것 같다. 문화재란 늘 돌아보아야 한다고 열을 올리는 인사지만, 그 많은 문화재를 언제 다 돌아볼 것인가? 그저 지나는 길이 있으면 들려보고는 한다.

 

 

융능 재실 안에 숨은 천연기념물

 

융건능 입구에 보면 매표소가 있다. 그 매표소는 재실의 한편 벽에 붙여 조성을 했는데, 매표소 옆으로 작은 협문이 있다. 협문은 매표원들이 출입을 하므로, 늘 열려있어 안을 돌아보기가 수월하다. 그 재실 앞마당에 보면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이 나무가 천연기념물 제504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개비자나무’이다.

 

사람들은 비자나무라고 하면 알지만, 개비자라고 하면 의아해 한다. 그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나무이다. 개비자는 개비자나무과 개비자나무속에 속하는 약 7종의 교목과 관목을 말한다. 비자나무와 흡사하게 생겼다고 하여서 개비자나무란 명칭이 붙었는데, 얼핏 보면 그 생김새가 비자나무와 흡사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개비자나무

 

우리나라에는 개비자나무(C. koreana) 1종만이 북위 38°선 이남에서 자라고 있는데,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상록교목이다. 개비자나무는 보통 키가 3m 이내로 낮게 자라는데, 융건능 재실 앞마당에 서식하고 있는 이 나무는, 키가 4m에 이르고 줄기 둘레도 80cm에 이른다.

 

이 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개비자나무 중에서 가장 큰 것으로 조사가 되었으며, 융릉 재실 조성 당시에 심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존상태도 우수하여 우리나라 개비자나무를 대표하는 가치가 있다고 하며, 또한 융릉 재실과 관련된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크다는 이유로 2009년 9월 16일자로 천연기념물 제504호로 지정이 되었다.

 

 

문화재, 그렇게 관심이 없나?

 

문화재를 답사하다가 보면, 돌 한개 풀 한포기도 놓칠 수가 없다. 그러기에 답사를 나가면 남들이 이렇게 표현을 한다. ‘미친 듯 돌아다닌다!’고. 그 말에 대해 부정을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문화재를 돌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많지 않은 시간에 문화재 하나라도 더 보아야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그런데 재실 안에 천연기념물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그곳을 들어가지를 않는다. 조금은 실망스럽다. 늘 우리 문화재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을 하는 나이기에, 그래도 천연기념물이 있다고 하는데도 움직이지를 않다니. 어찌 보면 내가 잘못된 사람일 수도 있다. 그것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되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정조 13년인 1789년에 융릉이 조성이 되었으니, 그 당시에 이 개비자나무를 심었다고 하면 벌써 수령이 220년이 넘었다. 그렇게 그 재실 앞뜰을 지키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504호인 개비자나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무가 있다는 것을, 재실 안을 들어가 보아야만 알 수가 있다. 밖에다가 그 안에 천연기념물이 있다고 표시 하나라도 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문화재는 그 가치를 계산할 수가 없다.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사고와 장인들의 정신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천연기념물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 오랜 세월을 한 자리에 지키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역사를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문화재에 대한 더 깊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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